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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정보

씨티씨-파마리서치 '경영권 분쟁'과 열린 가능성들

[시그널] 양사 지분확보 숨고르기…격차 0.13% 불씨 여전

창립멤버, SD 등 주요주주 표심 어디로…주가 하락 속 눈치싸움 양상

파마, 사업다각화·신성장동력 확보 선언…공존·엑시트 가능성↓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씨티씨바이오와 파마리서치의 경영권 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한때 최대주주를 서로 꿰차며 공방전을 벌였지만 최근에는 서로 지분을 추가하지 않고 있다.

다만 언제든 지분 싸움 불씨는 타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회장(15.32%, 더브릿지 3.35% 포함)과 파마리서치(15.19%, 플루토 1.05% 포함)의 지분 격차는 단 0.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향후 펼쳐질 열린 가능성에 주목한다.

▲창립멤버, 에스디인베스트먼트 등 주요주주 표심 향방 ▲주가하락에 따른 파마리서치의 지분 추가 움직임 ▲파마리서치와 씨티씨바이오의 공존 가능성 등이다.

▲ 씨티씨바이오 주요 주주 현황.

주요주주 표심 어디로

씨티씨바이오와 파마리서치의 지분 격차가 사실상 없다고 보면 향후 경영권 싸움은 주요 주주 표심으로 갈릴 공산이 크다.

6월말 기준 씨티씨바이오 주요 주주는 파마리서치 12.57%, 이민구 11.97%,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6.46%, 이택원 4.09%, 더브릿지 3.36%, 성기홍 2.03%, 조호연 1.96%, 조용준 1.19%, 플루토 1.05%, 인터베스트와 윤연희 각 0.91% 순이다. 파마리서치는 이후 지분을 추가하며 14.14%가 됐다.

이민구와 더브릿지, 파마리서치와 플루토를 한몸으로 보면 15.32% 대 15.19%다. 불과 0.13% 차이다.

씨티씨바이오 창립멤버는 성기홍, 조호연, 우성섭, 고(故) 김성린 등 4인이다. 우성섭 씨 지분은 파마리서치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파마리서치는 4월 3일 블록딜을 통해 47만5434주를 취득했다. 우성섭 씨 지분(47만5434주)과 일치한다. 김영인(고 김선린 가족) 씨도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

남은 지분은 크게 3개 덩어리로 묶을 수 있다.

창립멤버 ▲성기홍과 조호연 지분율 합계는 3.99%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그 측근으로 알려진 이택원 지분율 합계는 5.28%다. 나머지는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6.46%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최대주주 조영식 이사회 의장이 지분 100%를 가진 회사다.

시장은 씨티씨바이오 측근에 조영식 의장이 있다고 본다. 창립멤버는 파마리서치 쪽으로 해석한다.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였던 전홍열 플루토 대표가 파마리서치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씨티씨바이오가 이민구 회장으로 넘어갈 때 기존 멤버와 불협화음이 있었고 이에 창립멤버가 전홍열 대표 측에 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파마리서치의 일부 블럭딜 대상은 창립멤버로 확인된다.

관건은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와 이택원 지분 5.28%다. 시장은 이들을 중립으로 보고 '캐스팅보트' 가능성을 거론한다.

현금 동원력

주요주주 외 경영권 분쟁 변수는 양 사의 현금 유동성이다.

6월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씨티씨바이오 277억원, 파마리서치 681억원이다. 파마리서치는 3월 31일 300억원에 이어 8월 16일 200억원을 투입해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취득하겠다고 공시했다. 앞선 300억원은 모두 사용했고 200억원 중 42억원은 투입된 상태다.

이민구 회장은 올 5월 12일부터 120억원 규모의 주담대를 일으켜 지분 방어에 나서고 있다.

표면적인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파마리서치가 앞서지만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가 씨티씨바이오 편에 서면 사정은 달라진다. 현금부자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뒤를 받칠 수 있어서다. 이 회사의 6월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892억원이다.

▲ 씨티씨바이오 주가 추이.

취득단가 눈치싸움

씨티씨바이오와 파마리서치의 경영권 분쟁 숨고르기는 주가 하락을 염두해 둔 눈치싸움이라는 해석도 있다.

파마리서치(플루토 포함)의 공시 기간별 씨티씨바이오 주식 취득단가를 보면 올 2월 2일에서 3월 16일 6889~1만251원(170만4327주), 4월 3일 1만500원(47만5434주), 4월 11~24일 9975~1만482원(96만3047주), 5월 15일 1만500원(13만주), 8월 17일 1만500원(15만1802주), 8월 18일 1만1679원(22만7600주)이다.

처음과 마지막 기간을 제외하고는 1만500원을 기준선으로 주식 매입을 시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씨티씨바이오는 한때 1만5900원까지 올라갔다가 9월 12일 종가는 1만1530원으로 내려온 상태다. 파마리서치가 다시 움직일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 이민구 회장은 5월 12~16일 1만938~1만2445원(69만2381주)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가격대를 정해두지 않은 모습이다.

공존 가능성은

양 사의 공존 가능성도 대두된다. 다만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파마리서치의 씨티씨바이오 지분 확보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바로 사업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다.

파마리서치는 자가재생 촉진제 PDRN/PN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등을 연구, 제조 및 판매하는 재생 바이오 전문 제약사다. 지난해 말 기준 의약품 23.4%, 의료기기 52.4%, 화장품 19.7%, 기타 4.5%로 구성됐다. 종속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는 다른 사업 영역을 갖고 있다.

특히 파마리서치에는 없는 동물약품이 눈에 띈다. 사료첨가제, 소독제, 백신 등이다. 동물약품 사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75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1652억원)의 45.5%에 해당된다. 회사의 사실상 주력 사업으로 봐도 무방하다. 동물약품은 유한양행 등 국내 주력 회사가 뛰어들 정도로 시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2027년 반려동물 시장은 6조원 규모가 전망된다.

나머지 인체약품도 차별화됐다. 독자 기술인 미생물발효, 약물코팅, 약물전달(DDS, Drug Delivery System) 등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필름형제제(ODF), 복합제 등 특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 씨티씨바이오 시설 현황.

시설 확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명 '3+3'이다.

파마리서치는 강원도 소재 1공장과 2공장에서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다. 보툴리눔톡신 리엔톡스도 강원도 파마리서치바이오 보툴리눔톡신 전용 생산시설에서 생산하고 있다. 모두 GMP 인증공장이다.

씨티씨바이오는 화성공장, 김해공장, 홍천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화성공장은 건강기능식품과 동물약품 첨가제를 생산한다. 홍천공장은 백신제조 시설을 완비했다. 동물용 주사제 및 액상제 제조 라인이 있다. CTCZYME 주원료 β-Mannanase 발효 생산을 맡는다. 안산공장은 내용고형제 전용으로 ODF 특화 완제품을 담당한다. SK케미칼로부터 인수한 시설이다.

파마리서치가 기존 의약품, 의료기기, 화장품, 보툴리눔 톡신 시설에 더해 건기식과 동물약품 등을 추가할 수 있는 구조다. 의약품 역시 케파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양쪽 모두 3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몸값 상승

기업 가치 상승도 도모할 수 있다.

대표 사례는 개량신약이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해 말 조루 및 발기부전 치료 복합제 'CDFR0812-15' 국내 3상 결과 유의미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식약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CDFR0812-15는 조루증 치료제 '컨덴시아(클로미프라민)'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의 복합제다. 회사는 2019년부터 792명 남성 조루 환자를 대상으로 CDFR0812-15 복합제를 컨덴시아, 비아그라와 비교하는 3상 임상을 진행했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2500억원 수준이다. 10% 점유를 가정하면 매년 250억원 가량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조루발기부전 복합제는 비급여로 허가 후 바로 출시가 가능하다.

씨티씨바이오는 이미 동구바이오제약과 'CDFR0812' 사업 제휴를 맺고 공동 판매를 약속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피부과, 비뇨기과 국내 강자다. 허가 이후 영업력을 확보한 상태다.

파마리서치가 향후 씨티씨바이오를 품게 되면 CDFR0812 등 확보를 통한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파마리서치 시가총액은 씨티씨바이오 지분 확보를 선언한 3월 31일 7099억원에서 9월 12일 1조3097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 늘었다.

▲ 파마리서치 주가 추이.

출처 : 데일리팜

https://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303952&dpsearch=%C0%C7%B7%E1%B1%E2%B1%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