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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정보

유통으론 남는 게 없다…지오영, 첫 일반약 마케팅

유씨비제약 '지르텍' 독점 유통·영업·마케팅 계약 체결

의약품유통업체 중 일반약 직접 마케팅 첫 도전... 전담 부서도 신설

의약품 유통 수익성 갈수록 악화…사업 다각화 불가피

[데일리팜=정새임 기자] 지오영이 국내 의약품유통기업 중 처음으로 의약품 직접 마케팅에 나선다. 의약품 유통만으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의약품 물류·영업·마케팅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은 한국유씨비제약과 일반의약품 알레르기 치료제 '지르텍 10정'의 국내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지오영은 2023년 1월 1일부터 지르텍 10정의 공급과 영업·마케팅을 독자적으로 진행한다.

지르텍은 세티리진 성분의 2세대 항히스타민 제제다. 처방 전문 일반약인 100정과 처방전 없이 구매 가능한 10정으로 나뉜다. 이 중 지오영이 10정을 공급한다. 지르텍 100정은 제일약품이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지오영이 의약품 유통을 넘어 영업과 마케팅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의약품유통기업이 의약품 마케팅을 도맡는 건 지오영이 첫 사례다. 통상 의약품 마케팅은 국내 제약사가 담당한다. 지르텍도 지난 10여년 유한양행이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했다. 의약품유통업체는 물류 창고에서 요양기관으로의 배송 역할에 그쳤다.

지르텍 마케팅을 위해 지오영 내 새로운 부서도 탄생했다. 지르텍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나 문의를 접수하는 소비자상담센터가 마련됐다. 지르텍 마케팅을 전담할 PM(Product Manager)도 배치됐다. 회사는 지르텍 대중광고도 기획 중이다.

◆남는 것 없는 의약품 유통…마진 줄고 비용 늘고

국내 의약품 유통 공룡으로 꼽히는 지오영이 영업·마케팅으로 사업을 확장한 배경엔 갈수록 낮아지는 의약품 유통 수수료가 있다. 수익이 점점 떨어지는 의약품 유통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다.

실제 의약품유통업계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주요 의약품유통업체 60곳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3.5% 감소했다.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마진율을 뜻하는 매출총이익률은 6% 수준이다.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도 1.8%에 불과했다.

국내 의약품유통업체 1위인 지오영은 매출총이익률 4.8%로 업계 평균보다 낮았다. 작년 매출액이 2조4500억원에 달했지만 원가를 제외하면 남는 이익은 1181억원에 그쳤다. 판매관리비까지 제외한 영업이익은 55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2.3%에 불과했다.

최근 5년간 지오영은 실적을 꾸준히 상승시켰다. 2017년 1조408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2조4500억원으로 7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9억원에서 559억원으로 81.0% 상승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5년 지오영의 영업이익률은 2%대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업계 내에서는 제약사들이 유통 수수료를 더욱 줄이려 한다는 불만이 높다. 마진은 떨어지는 반면 인건비나 유류비 등 유통에 드는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있다. 최근 불거진 인슐린 유통 중단 문제도 평균보다 수수료가 낮은 인슐린 배송에 콜드체인을 위한 많은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높여라…물류·마케팅으로 확장하는 지오영

지오영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방대한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 전문 물류 서비스 확장이다. 물류시스템은 형태에 따라 4가지(1PL/2PL/3PL/4PL)로 나뉜다. 3PL은 물류 업무를 외부 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것이며, 4PL은 물류 아웃소싱 뿐 아니라 적합한 물류시스템을 컨설팅하고 IT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말한다.

 

지오영은 다수 글로벌 제약사와 3PL·4PL 계약을 체결하며 물류 사업을 확대했다. 의약품 중에서도 보관이 까다로운 생물학적제제, 의료기기로 범위를 넓혔으며 동물의약품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지난해 준공한 약 3만m²(약 9000평) 규모의 천안 대형물류센터는 다수 계약으로 물류 공간이 모두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의약품 유통을 넘어 영업·마케팅으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지르텍이 성공할 경우 다른 일반의약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릴 계획이다. 아직까지는 영업망이 구축된 일반의약품을 대상으로 한다. 장기적으로는 병·의원을 대상으로 한 전문의약품으로 뻗어나갈 가능성도 있다.

지오영 관계자는 "의약품유통업체가 의약품 광고·마케팅을 전담한 사례는 처음이고 영업 역시 특정 브랜드를 도맡아 진행한 적은 없었다"며 "기존 유통사업을 넘어 추가적인 사업 역량 확대를 통해 신규 사업영역으로 진출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출처 : 데일리팜

http://www.dailypharm.com/Users/News/NewsView.html?ID=294107&dpsearch=의료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