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별 성능과 임상적 유용성 따른 보험상한가 차이 불구, 비합리적 구분 현장 혼란
황효정 소분과장 “지불형평성·신의료기술 도입 등 문제,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돼야”
[의학신문·일간보사=오인규 기자] 국내 의료기기 산업 전반의 육성을 저해하는 예측 불가능한 포괄수가 지불모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포괄수가 황효정 소분과장은 31일 개최된 협회 기자간담회에서 발제를 통해 신포괄수가제 지침 개정으로 △지불형평성 △의료의 질 △신의료기술 도입 등에 있어 현장에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포괄수가제는 행위, 치료재료 및 약제를 ‘포괄항목’과 ‘비포괄항목’으로 구분해 포괄항목에 해당되는 부분은 포괄수가제로 지불하고, 비포괄항목에 해당하는 부분은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해 지불하는 혼합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포괄항목 치료재료는 ‘기준수가’에 포함돼 별도청구가 불가하다.
2022년 지침 개정을 통해 구분기준이 ‘1인당 사용금액’으로 변경됐고 분류의 기본원칙은 1인 사용금액이 20만원 이상의 재료는 비포괄로 구분하는 것이다. 이에 2746개의 치료재료가 비포괄에서 포괄로 871개가 포괄에서 비포괄로 재분류됐다.
먼저 황효정 소분과장은 1인당 사용금액이 20만원 이상인 치료재료 중 ‘유사항목 동일분류’에 따라 유사 품목이 포괄에 해당되면, 규격·재질·형태 등의 비용차이는 동일하게 구분해 포괄로 분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각 품목별 성능 및 임상적 유용성에 따라 보험상한가에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품목별 특징을 고려하지 않은 비합리적 구분으로 지불적정성을 저하시킴과 동시에 지불형평성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
그는 “일례로 지혈제 중 20만원을 초과하는 ‘흡수성체내용지혈용품’은 유사 지혈제가 포괄로 분류돼 동일하게 포괄로 분류된 반면, 약제는 동일 브랜드 내에서도 보험상한가에 따라 20만원 기준으로 포괄 및 비포괄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또한 포괄로 분류되는 품목은 현행 적용중인 행위별수가제에서의 별도산정불가품목과 동일하게 인식되므로 요양기관은 최대한 포괄 품목의 사용을 줄이려는 유인을 갖게 된다. 진단 및 처치 정확성 등 임상적 유용성을 인정받은 품목이라도 포괄항목으로 분류되는 경우 사용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부분이다.
여기에 재사용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정액수가’가 포괄로 분류됨에 따라 재사용 문제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 포괄품목 비용은 진료비 평균금액이 기준수가에 반영되지만, 기준수가 산출시점이 3년 전이므로 이후 등재된 치료재료 진료비는 반영되지 못하는 구조다.
특히 신기술을 기반으로 새롭게 도입된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가의 경우가 많음에도, 포괄영역으로 분류되는 제품의 경우 적절한 가치포상이 이뤄지지 않아 신의료기술 개발 및 공급을 저해할 수 있다.
황효정 소분과장은 “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의료기기산업 육성을 위해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의료기기지원법’ 등 여러 육성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가치 보상 및 지불제도 개편 측명에서 오히려 산업 육성을 저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치료재료 재평가, 원가조사 등으로 수차례 의료기기 가격을 인하했으며, 7개 질병군 포괄수가제 및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등 포괄수가제 운영에서 재정적 위험을 의료공급자로 이전하는 포괄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진보된 제품 및 신의료기술에 대한 적정 가치보상을 저해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황 소분과장은 “포괄수가제가 신뢰받는 지불제도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의료행태를 적절하게 반영해 의료서비스 지불적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이는 합리적인 포괄영역 구분 및 신의료기술에 대한 별도 보상을 통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질적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 지불모형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비쳤다.
황효정 소분과장은 “지불모형 개편 시 학계, 의료계 뿐만 아니라 지불제도 운영에서 실질적이고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산업계와 논의를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수용하는 예측 가능한 지불제도가 돼야 한다”며 “이는 임상현장에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하고, 공급업체의 재산권 내지 기업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의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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